2010년 02월 05일
기록
나는 꿈을 잘 꾸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발단은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신년이 되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기억에 크게 남은 꿈을 꾼 것이다. 꿈의 내용이 꽤 생생하게 남았고 나에게 현실과의 연결이 굉장히 강한 꿈이었기에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꿈을 꾸는 것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것 말고도 예전에 욱신의 블로그에서 몇 백회째의 꿈인가 하는 이야기를 본 기억이 뇌리에 조금 남은 것도 영향이 있었겠다. 매번 깨어날 때마다 꿈을 꾸었다면 그 사실을 머리 한구석에 메모를 하고 꿈의 내용을 최대한 기억해내려고 애썼다. 물론 아침에 잠기운에 이기지 못하고 물리적인 기록을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적어도 꿈을 꾸었다는 사실은 잘 잊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현재 기록된 꿈은 32회를 가리키고 있다. 1회의 기록이 1월 6일에 있었으니 거의 매일 꿈을 꾼 셈이다. 사실 매일 꿈을 꾼 것은 아니고 하루에 두 번 꿈을 꾸거나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어쨌든 나는 꿈을 많이 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 기억 (꿈을 잘 꾸지 않는다)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것을 평가하는 데에 나의 기억 (오늘 꿈을 꾸었는가?) 이 사용되었기에 그동안 내가 꿈을 잘 꾸지 않는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록을 통해서 이제는 내가 꿈을 많이 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애초에 개인적인 변덕에 의해서 기록을 남기기 시작하지 않았다면 꿈을 자주 꾼다는 사실을 깨달을 길은 없었을 거다. 평소에 기록을 강제로 남긴다면 평범하게는 알아차릴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기록의 강제가 만만하지는 않다.
# by | 2010/02/05 17:18 | 생각 | 트랙백 | 덧글(0)



